제주도 은퇴생활 리얼 후기 (자연환경, 비용, 수익활동)

제주도 은퇴 생활의 현실

막연하게 꿈꾸던 제주도 은퇴 생활. 근데 막상 살아보니, 생각보다 고민할 게 많더라. 자연환경은 분명 좋았지만, 생활비와 수익활동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직접 살아본 경험을 토대로, 제주에서의 은퇴생활 현실을 하나씩 풀어본다.

자연환경,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제주에 처음 내려왔을 땐, 아침에 눈뜨는 것조차 설렜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다와 바람, 그리고 새소리. 확실히 도심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산책만 나가도 기분이 정화되고, 오름을 하나씩 오를 때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특히 성산, 구좌, 애월 같은 지역은 조용하면서도 자연이 더 가까워서 좋더라. 공기도 맑고, 밤이 되면 별이 쏟아진다. 이런 걸 누리며 사는 게 은퇴 생활의 진짜 의미구나 싶었다.

하지만 자연환경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일상’이 되더라. 처음의 감동은 서서히 무뎌지고, 실생활의 불편함이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로 교통 문제와 병원 인프라였다. 대중교통은 생각보다 불편하고, 버스가 자주 안 와서 자차가 없으면 힘들다. 그리고 중증 질환이 생기면 서울 병원을 가야 하는 현실도 종종 신경 쓰였다. 그래도 자연 속에서 매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건, 여전히 큰 행복이다. 은퇴 후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니, 자연은 그 자체로 큰 자산이다.

비용,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제주가 싸다는 말은 옛말이다. 특히 전세값이나 월세는 외지인의 수요가 늘면서 생각보다 비싸졌다. 예를 들어, 제주시 연동 쪽 아파트는 전세가 2억 넘더라. 조천이나 애월 같은 외곽도 소형 주택 기준으로 1억 정도는 생각해야 하더라. 월세는 신축 빌라 기준 40만 원 이상은 잡아야 하니, 서울 외곽보다 저렴하다는 말은 이제 안 맞는다.

생활비도 마찬가지다. 특히 장보기 물가가 높은 편이다. 육지에서 물건이 들어오다 보니, 유통비가 붙는 구조다. 마트에서 평범하게 장을 봐도 10만 원은 쉽게 나가더라. 가끔 시장에서 싼 채소를 구할 수 있지만, 비수기에는 가격이 크게 오르더라. 그리고 차량 유지비도 무시 못 한다. 제주도는 차 없이 생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유지비를 따로 생각해야 한다.

결국 ‘은퇴자금’을 아껴 쓰려면 나가는 돈을 잘 따져봐야 한다. 매달 고정지출을 최소화하고, 자가든 전세든 주거 안정을 먼저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살아도, 돈이 없으면 불안하다. 현실적인 비용 감각이 필요하다.

수익활동, 작지만 지속 가능한 게 중요하다

처음 제주에 내려올 땐 “이제 일 안 하고 살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니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생활’이 답답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수익활동에 눈이 갔다. 다행히 제주엔 소소하게 할 수 있는 일이 꽤 있더라.

가장 많이들 하는 건 게스트하우스 운영이나 소형 민박이다. 하지만 이건 투자금도 크고 행정 절차도 까다롭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 강의, 블로그 수익, 또는 작은 온라인 쇼핑몰을 생각했다. 요즘엔 스마트스토어나 쿠팡 파트너스를 통해 블로그에 글을 써서 돈 버는 사람도 많더라. 투잡처럼 하는 게 아니라, 은퇴 이후의 ‘라이프 스타일’로 접근하는 게 핵심이다.

또 하나는 지역 특산물 판매나 재배다. 감귤이나 표고버섯 같은 작물을 소량으로 재배해서 직거래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직접 키우고, 포장하고, 판매하면서 ‘생산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단, 농업은 쉽게 보면 안 되더라. 장비 사는 거, 노동력, 날씨 같은 걸 다 생각하면 시작 전에 잘 알아봐야 한다.

결론

제주도 은퇴 생활은 분명 낭만이 있다. 하지만 낭만만 가지고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 되려면, 철저한 자산 계획과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 막연한 기대보다 ‘살아보기’부터 해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한 달 살기나 단기 임대를 해보고, 내 라이프스타일과 맞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은퇴 후 30년, 꿈만 꾸지 말고 현실 위에서 조정하자. 제주가 주는 여유는 분명 크지만, 준비 없이 오면 그만큼 불안도 커진다.